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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10.02 조회4,8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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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교무부  

 

  옛날에 아주 말이 많은 세 사람이 있었습니다. 얼마나 말이 많은지 이 사람들이 끼는 자리면 다른 사람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답니다. 그래서 이들이 오면 다른 사람들은 슬금슬금 자리를 피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말을 많이 하다 보면 꼭 남의 말을 하게 되고, 남의 말을 하다 보면 좋은 말보다는 나쁜 말을 더 많이 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이 세 사람은 친구가 없었습니다. 또 품앗이할 때도 일하는 시간보다 말하는 시간이 많아서 아무도 써주지를 않았습니다.
  그런데 더 이상한 건 말 많은 세 사람에게는 도무지 재물이 모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세 사람은 산신령에게 물어보려고 길을 떠나, 고개를 넘고 넘어 산신령을 찾아갔습니다. 산신령은 난생처음 보는 이들에게 황금 열매를 하나씩 주면서 이것을 물고 지내면 재물이 모인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1년 후에 이 열매를 다시 가져오라고 했지요.
  세 사람은 그 열매를 입에 물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났지요. 밥 먹을 때만 열매를 잠깐 빼놓고는 온종일 입에 물고 있으려니 얼마나 힘이 들었겠습니까? 남이 무슨 말을 해도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해야 하고,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손짓 발짓으로 해야 하니 말입니다.
  열흘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자 두 사람은 열매를 뱉어서 주머니 속에 넣어버렸습니다.
  “입에 물고 있으나 주머니에 넣고 있으나 마찬가지야. 1년 후에 갖다 주기만 하면 되지, 뭐.”
  입에서 열매를 뱉은 두 사람은 다시 전처럼 말을 많이 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은 여전히 열매를 입에 물고 다녔지요. 전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아이들에게 “얘야, 세숫물을 떠놓아라.”라고 시켰는데, 말을 할 수 없으니까 직접 나가서 세숫물을 떠서 세수했습니다. 그러자 식구들이 좋아했지요.
  “외양간 치워라.”   “앞밭에 김을 매라.”   “논물 보아라.”
  지금껏 입으로만 한몫하던 사람이 말없이 나가서는 묵묵히 일했습니다.
  저녁이면 이웃집 사랑방에 마실 갔다가 첫닭이 울 때야 돌아오더니, 마실 가는 대신 초저녁에 일찍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 삽을 들고 논으로 나갔습니다. 동네에 큰일이 생겨도 마찬가지였지요. 전에는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잘도 빠지더니 이제는 말을 할 수 없으니 몸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산신령을 만나러 가더니 벙어리가 되어 왔다며 측은해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전보다 더 좋아하게 되었답니다.
  어느덧 산신령과 약속한 1년이 다 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주머니에 넣어 놓은 열매를 꺼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열매가 까맣게 썩어 있질 않겠습니까? 반면에 입에 물고 있던 열매는 말짱한데 말입니다. 그래서 입에 물고 있던 사람만 산신령에게 그 열매를 돌려줄 수 있었답니다.
  그 후 끝까지 열매를 물고 있던 사람은 친구도 많아지고, 재물도 많이 쌓았답니다. 열매를 물고 있을 때처럼 쓸데없이 남의 말을 안 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말로 하기보다는 자기 손으로 직접 하는 일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답니다.01

 

  속담에 “말 많은 집은 장맛도 쓰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집안에 말이 많으면 살림이 잘 안 된다는 말입니다. 또 “입으로 하는 맹세가 마음으로 하는 맹세만 못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실천 없는 말보다 마음으로 다지며 행동하는 것이 더 중요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아마 우리 선조(先祖)들도 말로만 하는 실천보다는 마음에서 우러나와 행하는 행동을 더욱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공자께서는 “군자는 말은 어눌하게 하고 행동은 민첩하게 하고자 한다.”02라고 하였습니다. 군자는 말보다는 행동을 앞세워야 한다는 말입니다. 상제님께서 말씀하신 “發言常欲訥”03이라는 의미도 이와 같은 것입니다. 도전님께서는 훈시에서 “말재주보다 행동과 처신으로써 상대방을 감화시키는 자세를 가져라.”라고 하셨습니다.04 이것은 위의 일화에서처럼 말보다는 행동으로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신 것입니다. 따라서 수도인들은 말을 앞세우기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는 솔선수범의 자세로 항상 모범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대순회보> 1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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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남미영, 『엄마가 들려주는 위대한 이야기』, 소풍, 2011. pp.98∼99 참조.
02 子曰 君子欲訥於言而敏於行(『논어』 「이인편」 24장). 

03 행록 3장 49절.  

04 『대순지침』,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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