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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이야기구성동 쑥밭전설 ‘월명수좌콩밭등’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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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22.06.05 조회5,0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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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성구역(九成區域)은 금강군 봉전리(쑥밭마을)에서 개울을 따라 남동쪽으로 금강산 최고봉인 비로봉(毘盧峯: 1,638m)과 잇달린 깊고 긴 골짜기이다. 이 구역은 상등봉, 옥녀봉, 영랑봉, 비로봉의 등 뒤로 10여 km 펼쳐진 계곡인데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가운데 아름답게 연이은 개울 경치가 계곡미를 더하고 있다. 이 구역은 내금강과 외금강이 만나 경계를 이루는 곳이며, 하구성동과 상구성동, 그리고 진부골로 이루어져 있다.

 

  내금강에서 온정령(溫井嶺: 857m)을 따라 외금강을 향해 가다 보면 구성구역의 입구인 봉전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오른쪽 계곡으로 2km 정도 들어가면 하구성동에 이르게 된다. 하구성동은 구성동 골짜기의 첫 어귀인 검정소부터 옥영폭포까지를 포괄하는 지역이다. 여기서는 흰 바위에 깨끗한 물이 어울려 잔재주를 부리고 큰 폭포에서 수정 같은 구슬을 뿌리기도 한다. 또 검푸른 소를 만들고 흰 비단 필을 늘이거나 은실을 뽑아내는 등의 계곡미가 돋보이는 곳이다. 험준하고 높은 산은 없으나 골짜기마다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가운데 개울 경치가 연이어 있어 보기 드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하구성동에 들어서면 금강산 특유의 벼랑이 시작되고 둥그런 소(沼)가 나타나는데 이것이 구성동 경치의 첫 시작인 ‘검정소’이다. 검정소는 물이 깊기도 하지만 소 안에 나뭇잎이 깔려 있어 더욱 검게 보인다. 소 표면에는 개울가에 솟은 봉우리와 나무숲, 하늘을 떠도는 구름이 그대로 비쳐 마치 물속에 거꾸로 된 산과 숲이 있는 것 같다.

 

  검정소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개울 바닥에 너럭바위들이 비스듬히 쭉 깔리고 옆에 층을 이룬 바위들이 둘러선 가운데 검푸른 물이 담긴 소가 잇달아 나타난다. 아랫소와 윗소 사이에는 큰 바윗덩어리가 쑥 삐져나와 너럭바위가 되었는데, 그 위는 수십 명이 올라설 수 있을 만큼 넓다. 이 소(沼)가 깊이 약 4m 정도 되는 구일담(九日潭: 일명 가막소)이고 바로 위에는 구일폭포(길이 약 16m)가 자리하고 있다. 하구성동 상류와 진부골에서 내려오던 물이 만나 구일폭포에서 구일담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Daesoon_137_%EA%B8%88%EA%B0%95%EC%82%B0%  구일폭포를 지나면 골짜기가 두 가닥으로 갈라지는데, 이때 오른쪽으로 갈라져 들어간 골짜기를 ‘진부골’이라 한다. 여기서 개울을 따라 숲 속을 올라가면 양쪽 기슭이 험한 절벽이 되면서 경치가 수려해진다. 그리고 얼마 안 가서 모양이 둥글고 한쪽이 좁아진 것이 마치 표주박처럼 기묘하게 생긴 소를 하나 만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용포담(龍浦潭)’이다. 이렇게 용 자가 붙은 것은 이 소의 검푸른 물속에 용이 산다는 전설 때문이다.

 

  용포담을 뒤로 하고 급한 벼랑을 나뭇가지를 휘어잡으며 기어올라 서쪽으로 꺾어 돌면 울창한 숲 속에 높은 봉우리가 바라보인다. 그 중턱의 바위벽은 마치 창문처럼 생겼고 오른쪽에는 약 30m 높이에서 곧바로 떨어지는 폭포가 있다. 폭포 아래의 소는 마치 솥이나 절구의 확 같기도 한데 물의 색깔이 푸르다 못해 거무스름하다. 폭포가 떨어지는 서슬 푸른 물결은 보기에도 무시무시하여 감히 접근할 수가 없다. 이렇게 한 줄로 곧게 내리는 폭포와 소를 일컬어 ‘일용포’, ‘일용담’이라고 한다. 그 위에는 또 어떤 경치가 펼쳐질까 궁금하여 다시 더 오르면, 무성한 숲 속의 좁은 골짜기에 아담하게 생긴 푸른 소가 있는데 이를 ‘용소(龍沼)’라 한다.

 

  여기서 좀 더 오르면 영랑봉과 능허봉 중간에 펼쳐진 ‘월명수좌콩밭등’이라고 하는 평평하고 비스듬한 고원에 이르게 된다. 월명수좌콩밭등은 고산지대 특유의 갖가지 식물들이 무성한 숲을 이룬 가운데 철 따라 갖가지 꽃으로 장식되는 아름다운 곳이며, 내금강 뒤를 환하게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이기도 하다. 한편 구성구역의 입구인 ‘쑥밭마을’과 옛날에 신선이 콩 농사를 지었다는 ‘월명수좌콩밭등’의 지명이 생겨난 유래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먼 옛날 회양고을에 ‘봉전’이라고 하는 자그마한 마을이 있었다. 이곳에는 부지런하고 마음이 몹시 어진 사람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땔나무를 하기 위해 새벽밥을 먹고 구성동 골짜기로 들어갔다. 길을 가던 도중 어느 개울가에서 흰 옷차림에 파란 고깔을 쓴 아리따운 소녀를 만났다. 노인은 그 소녀의 용모와 자태가 하도 예쁘고 아름다워서 자기도 모르게 소녀의 뒤를 따라갔다.

 

  그렇게 한참을 따라가다가 문득 앞을 보니 그 소녀는 보이지 않고 깊은 골짜기에 자리 잡은 아담한 초당만 보일 뿐이었다. 노인이 이상하여 초당으로 들어가 사방을 두루 살펴보니 잘 다듬은 벼루 같은 바위가 눈앞에 있고 집 뜨락에는 그윽한 향기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꽃나무와 싱그러운 풀들이 자라고 있었다. 뜰 가운데에는 수정같이 맑고 깨끗한 물이 흘러 흰 폭포와 푸른 담소를 이뤘는데 신비롭고 아름답기가 그지없었다.

 

  이 광경을 바라보던 노인은 문득 정신이 황홀해져 우두커니 서 있었는데 갑자기 초당 문이 열리더니 아름다운 처녀가 나왔다. 그녀는 자기가 이 구성동 골짜기에 사는 월명수좌라고 하면서 노인을 반가이 맞이하였다. 그 뒤로 두 명의 처녀가 나타나서 노인을 방으로 모셨다. 방 한가운데의 큰 상에는 향기로운 술과 산해진미의 안주들이 놓여있었다. 노인은 처녀들이 부어주는 술을 마시다가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를 정도로 만취하였다. 그러다가 노인은 문득 집안 일이 걱정되어 나무를 해서 집으로 돌아가려 하였다. 그러자 처녀들은 잠시만 기다리라고 만류하더니 콩 몇 알을 손에 쥐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방안에 있던 노인이 무심코 창밖을 내다보니 초당 뒤의 둔덕진 곳에서 처녀들이 콩을 심고 있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이내 싹이 돋고 푸른 잎이 무성하더니 콩이 주렁주렁 달리고 금세 누렇게 익는 것이었다. 노인은 속으로 “깊은 골짜기에 신선이 산다고 하더니 저들이 바로 그런 분들이구나!” 하고 감탄하였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소담하게 자란 콩대를 한 아름 안은 처녀들이 방안으로 들여와서 그것을 까서 두부를 만들고 음식을 차려서 노인에게 권했다.

 

  이렇게 노인은 처녀들이 차려주는 음식대접을 받으면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며 놀다가 그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말을 한 후 초당을 떠나 마을로 돌아왔다. 그런데 분명히 아침까지 있었던 자기 집은 온데간데없고 그 자리에는 잡초와 쑥대만이 무성할 뿐이었다. 노인은 기가 막히고 한편으론 영문을 몰라 이웃집에 가서 물어보려 했으나 보는 사람들마다 모두 기억에 없는 낯선 얼굴이었다. 노인은 하는 수 없이 지나가는 마을 사람을 붙들고 자기 집에 관해 물었더니 그가 하는 말이 “그때 살던 사람들은 다 늙어서 죽고 그 후손들만이 이웃마을에서 살고 있소.”라고 하였다.

 

  노인은 이 말을 듣고 “옛말에 신선의 하루는 수백 년의 인간 세상과 맞먹는다고 하더니 구성동 골짜기에서 하루의 신선놀음에 어느덧 수백 년이란 세월이 흐른 모양이구나!”라고 탄식하면서 이웃마을을 향해 떠났다. 이후 그 노인이 살던 봉전마을을 “쑥밭마을”이라 부르게 되었고, 구성동 골짜기의 신선 이름이 월명수좌였기 때문에 그녀가 콩을 심어 거둔 넓은 벌판을 “월명수좌콩밭등”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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