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한마디갈불음도천수(渴不飮盜泉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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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9.03.21 조회5,045회 댓글0건본문
하루는 공자가 승모(勝母) 라는 마을을 지나가게 되었다. 공자가 그 마을에 도착하였을 때는 이미 해는 저물고 사방이 어두워졌으며, 배도 몹시 고픈 상태였다. 그러나 그는 그곳에서 머물지 않고 하루 종일 걸어서 지친 발걸음을 재촉하여 그 마을을 지나쳤다. 그것은‘승모’라는 마을 이름이 바로‘어머니를 이긴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식 된 자로서 그러한 이름을 가진 마을에서 유숙한다는 것은 어머니에 대한 불경이요, 불효라 여겼던 것이다. 또 얼마 후 공자가 도천(盜泉:산동성 사수현 동쪽에 위치함)이라는 샘물을 지났을 때도 몹시 갈증이 났지만, 그곳의 샘물에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그곳을 떠났다. 그 까닭은‘도천’이란‘도둑의 샘물’이라는 뜻을 가졌으므로 그곳의 샘물을 마시는 것조차 도덕군자로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이는『설원(說苑:중국의 교훈적인 설화집)』의「설총(說叢)」에 나오는 이야기로서 제 아무리 어려운 처지에 놓였을지라도 의롭지 않다고 여겨지는 곳 근처에는 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또한『문부(文賦)』로 유명한 진(晉)나라의 육기(陸機: 261∼303)는「맹호행(猛虎行)」이라는 시의 첫 구절에서 “갈증이 나도 도천의 물은 마시지 않고, 더워도 악목의 그늘에서는 쉬지 않는다(渴不飮盜泉水 熱不息惡木陰)” 라고 하였다. 육기는 자신이 선비의 길을 걷고 있으므로‘도천’이나‘악목(惡木)’과 같이 나쁜 이름을 가진 곳은 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옛날부터 군자는 부정과 불의를 멀리하는 마음가짐과 더불어 불의하다고 여겨지는 곳을 가까이 하지 않는 몸가짐으로 처신해 왔다. 옛 사람의 고절한 품행을 그대로 따르지는 못할지언정 이런 마음가짐만은 본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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