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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한마디소탐대실 (小貪大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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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7.03.31 조회4,5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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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탐대실은 중국 전국시대 북제 유주(北齊劉晝)의 『신론』01에 실려 있는 고사로 ‘작은 것을 탐내다가 오히려 큰 것을 잃는다.’라는 뜻이다. 실제로, 역사와 삶을 들여다보면 작은 탐욕으로 인한 잘못된 선택이 큰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에 얽힌 이야기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전국시대의 진(秦)나라 혜왕이 촉나라를 정벌하려고 했지만 험한 지세로 인해 쉽사리 침략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한 가지 계략을 생각해 내어 실행에 옮겼다. 우선 혜왕은 소를 조각해 갖가지 금은보화로 그 속을 채우고 ‘황금 변을 배설하는 소’에 대한 소문을 퍼뜨렸다. 진나라 왕이 ‘황금 변을 배설하는 소’를 촉나라 왕에게 진상하고 싶어 한다는 소문은 퍼지고 퍼져 촉나라 왕의 귀에도 흘러들었다. 소문을 듣고 보물에 탐이 난 그는 신하들에게 의견을 물었고 신하들은 그 소문에는 분명히 숨은 계략이 있을 것이라고 간언했다. 하지만 촉나라 왕은 그들의 말을 무시하고 그 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결국, 촉나라 왕은 자신의 뜻대로 금은보화로 가득 찬 그 소를 진나라 혜왕으로부터 진상 받기로 했다. 헌물을 통해 촉나라에 우호의 뜻을 전한다는 혜왕의 말에 촉나라 왕은 기뻐하며 조금의 의심도 없이 문무백관과 백성에게 그 소를 맞이할 준비를 하라고 명했다. 하지만 그 소에는 촉나라 신하들의 간언처럼 진나라 혜왕의 무서운 계략이 숨어 있었다. 혜왕은 무기를 감춘 군사 수만 명을 그 소와 함께 보내 마중 나오는 촉나라 왕을 사로잡고 촉나라를 공격하려 했던 것이다. 결국, 촉나라 왕은 도성의 밖까지 마중 나왔다가 진나라의 포로가 되고 촉나라는 망국의 길로 치달았다. 훗날 이 ‘황금 변을 배설하는 소’는 탐욕에 눈이 멀어 패망하게 된 촉나라의 치욕을 상징하게 되었다.

  눈앞의 작은 탐욕에 눈이 멀어 한 나라의 운명을 그르친 촉왕의 이 이야기는 소탐대실의 안타까운 한 예를 보여준다. 소탐대실의 고사를 통해 우리는 일상에서 근본적인 것과 부차적인 것을 분별하고 일의 경중(輕重)을 가려 그것에 맞게 일을 추진해 가는 지혜와 의지의 중요성을 일깨울 수 있다. 그것은 인간이 욕망에 이끌리지 않고 진리를 마음의 중심에 두고 그 길을 따라 굳건히 나아갈  때 비로소 큰일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이다. 

  불가(佛家)에서는 인간이 해탈에 이르는 길의 장애 요소로 ‘탐ㆍ진ㆍ치(貪瞋癡)’를 들고 있다. ‘삼혹(三惑)’ 또는 ‘삼독(三毒)’이라고도 하는데 욕심을 내어 탐하고, 화를 내고, 어리석음으로 인해 인간이 진리에 가까이 다가가 그 뜻대로 살아가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이다. 『전경』에는 “이제 천하 창생이 진멸할 지경에 닥쳤음에도 조금도 깨닫지 못하고 오직 재리에만 눈이 어두우니 어찌 애석하지 않으리오.”(교법 1장 1절)라는 상제님의 말씀이 있다. 이처럼 눈앞에 놓인 재리(財利)와 명리(名利)를 탐하여 형적 없는 곳에 골몰하여 인생을 헛되이 보내다, 마음 닦는 수도ㆍ공부를 통하여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지 못하고 다가오는 후천 오만 년 청화세계(淸華世界)에 동참하지 못한다면 이것이야말로 가장 비극적인 소탐대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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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유자신론(劉子新論)』이라고도 하며, 유자[劉子: 중국 남북조(南北朝)시대 남조의 양(梁)나라 , 465∼521)의 저서]라고도 한다. 총 10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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