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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한마디무신불립 (無信不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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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7.03.31 조회4,6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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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신불립(無信不立)은 ‘사람에게 믿음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뜻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미덕은 신뢰라는 말이다. 유비(劉備)가 군사를 가지면 마음이 변할지도 모른다는 공융(孔融)의 우려에 『논어』 「안연편(顔淵篇)」 공자의 말을 인용하여 대답한 경구다. 

  중국 후한 말기의 학자로 북해 태수를 지낸 공융은 조조(曹操)의 공격을 받은 서주 자사 도겸(陶謙)을 구하기 위해 유비에게 공손찬(公孫瓚)의 군사를 빌려서 도겸을 도와주게 하였다. 공융은 군사를 가지면 유비의 마음이 변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유비에게 신의를 잃지 말도록 당부하였다. 그러자 유비는 “옛 성인은 ‘예부터 내려오면서 누구든지 죽지만 사람은 믿음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自古皆有死 民無信不立).’고 하였습니다. 저는 군대를 빌릴지라도 이곳으로 꼭 돌아올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유비가 말한 무신불립의 원전인 『논어』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자공(子貢)이 정치에 관해서 묻자, 공자는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足食], 군대를 충분하게 하며[足兵], 백성의 믿음을 얻는 일[民信]이라고 답했다. 정치의 3대 요소를 경제, 군사, 백성의 신뢰라고 정의한 것이다. 

  자공이 다시 물었다. “어쩔 수 없이 순서를 정해 포기해야 한다면 셋 중에 무엇을 먼저 버려야 합니까?” 공자는 “군사를 포기해야 한다[去兵].”고 대답하였다. 자공이 다시 물었다. “어쩔 수 없이 순서를 정해 포기해야 한다면 둘 중에 무엇을 먼저 버려야 합니까?” 공자는 “식량을 포기해야 한다[去食].”고 대답하였다. 그러면서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자고로 사람은 모두 죽게 마련이다(自古皆有死). 하지만 백성의 신뢰가 없으면 국가는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다(民無信不立).” 정치가 끝까지 버려서는 안 될 것은 백성의 신뢰라는 것이다.

 


  유비는 자신의 신의를 표현하는 말로 무신불립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백성의 신뢰라는 것은 왕도정치를 주창한 공자 정치사상의 본령이다. 이처럼 ‘무신불립(無信不立)’은 믿음과 의리가 없으면 개인이나 국가가 존립하기 어려우므로 신의를 지켜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을 나타낸다. 

  진(秦)나라 효공(孝公) 때 이라는 재상이 법령을 공포하기 전에 백성의 신뢰를 먼저 얻고 나서 법을 시행하니 모든 백성이 그 법을 신뢰하고 잘 지켜서 산에는 도적이 없고 집집마다 풍족하며 사람마다 넉넉하여졌다는 고사[이목지신(移木之信)]01가 또한 전해온다. 이목지신의 반대말은 식언(食言)이다. 식언은 ‘말을 먹는다.’ 즉, 자신이 한 말을 다시 주워 담는다는 뜻으로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생활이나 수도생활에서 구성원 간의 신뢰를 회복하거나 돈독히 하기 위해서는 ‘무자기(無自欺)’를 실천하여야 한다. 도전님께서 “마음을 속이지 않는 데서 서로가 신뢰할 것”02이라는 가르침을 주셨다. 일반적으로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그 믿음의 근저에는 마음을 속이지 않고 정직과 진실로써 처신ㆍ처사하는 무자기의 실천이 있음을 깊이 명심하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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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대순회보』, 65호 참조.

02 『대순지침』,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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