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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의 전통음식 떡(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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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7.03.09 조회1,7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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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천 년 동안 찬란하게 꽃피웠던 우리의 음식문화 중에서도 떡은 명절과 제사, 손님맞이를 위한 잔치나 행사 때면 어김없이 등장한 음식이었다. 우리 속담에 “이게 웬 떡이냐!”, “남의 떡에 설 쇤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웃 간에 서로 정(情)을 나누며 유대감을 돈독하게 해주었던 식품이기도 하다. 이러한 떡은 우리 민족의 생활과 의식 속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데, 도장과 각 방면 회관 치성 시 양위 상제님과 천지신명께 올리는 치성물이어서 수도인들에게도 떡은 친숙한 음식이다. 이제 그 떡이 어떻게 발전해 왔으며 우리의 전통 속에서 어떤 모습이었는지, 그리고 현재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떡의 유래와 역사

 

  떡이란 곡식을 가루 내어 찌거나 삶거나 기름으로 지져서 만든 음식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떡의 어원을 살펴보면 옛말의 동사 ‘찌다’가 명사화되어 ‘찌기→떼기→떠기→떡’으로 변화한 것인데 본래 ‘찐 것’이란 뜻이다. 시루떡ㆍ인절미ㆍ경단ㆍ화전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하며, 떡을 일컫는 한자로는 고( ), 이(餌), 자(瓷), 편(片, ) 병이(餠餌) 등이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병(餠)’이라 부른다.

  이 말의 어원에서 알 수 있듯이 떡은 곡식을 가루 내어 찐 것이기 때문에 그것의 기원은 원시 농경사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보다 농경문화가 앞선 중국에서는 이미 신석기시대에 곡물의 가루를 찐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민족은 삼국이 정립되기 이전인 청동기시대부터 쌀을 비롯한 피ㆍ기장ㆍ조ㆍ수수와 같은 곡물을 재배하였다. 그리고 갈판과 갈돌 같은 도구를 이용해 그 곡물의 껍질을 벗기고 가루를 빻았던 것이다. 무엇보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유적지인 나진초도패총에서 시루[甑]가 출토되고 있어 학자들은 대체로 떡이 부족국가 시절에 등장해 벼농사가 확대된 삼국시대에 이르러 발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국시대의 많은 고분에서 시루의 발굴과 함께 시루로 음식을 찌는 벽화가 발견되었다. 또한 『삼국사기』ㆍ『삼국유사』 등의 옛 문헌에서도 떡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가 전하고 있어 당시의 식생활에서 떡이 차지하는 비중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떡은 삼국시대 이전까지는 상용식(常用食)의 하나였으나.01 조리기구의 발달과 더불어 조리법이 간편한 밥이 주식(主食)화되면서 떡은 일상식이 아닌 의례식 또는 별식으로 자리하게 된다. 그러다가 고려시대에 접어들면 숭불사상에 입각한 육식절제의 풍습으로 계절적 특미인 떡이 한층 발달했다. 상류층이나 세시행사만을 위한 음식이 아닌 하나의 별식으로 상품화되어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보급된 것이다.

  고려시대에 떡이 일반화되었다면 조선시대는 떡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농업기술과 음식의 조리 및 가공기술이 발전하여 음식문화가 크게 향상되었다. 그리고 유교가 사회 깊숙이 뿌리 내리면서 관혼상제(冠婚喪祭) 등의 의례와 대ㆍ소 연회에 다양한 떡들이 전통음식으로 등장하였다. 조선 초기만 해도 단순히 곡분(穀粉)에 몇 가지 재료를 넣고 증숙해 만들다가 점차 다른 곡물을 배합하거나 과실, 꽃, 야생초, 약재 등을 넣음으로써 떡의 맛과 모양, 빛깔을 변화시켰다. 그 결과 떡은 한층 화려해지고 모양도 다양해졌으며 맛 또한 독특해졌다.

  조선시대 가정대백과 전서인 『규합총서(閨閤叢書), 1815년』에서 ‘석탄병(惜呑餠)’의 유래에 대한 기록을 찾아보면, “맛이 차마 삼키기 안타까운 고로 석탄병이라 한다.”고 할 정도로 조선시대 떡 만드는 기술이 발달하였다. 조선후기에 이르면 궁중과 양반가를 중심으로 떡은 더욱 사치스럽게 발전해 조리서에 등장하는 떡의 종류가 무려 198가지이고, 떡을 만드는 데 드는 재료의 가지 수도 95가지나 되었다.

 
떡의 종류 및 치성ㆍ행사 시의 떡

 

  떡은 만드는 방법에 따라 찐 떡, 친 떡, 지진 떡, 삶은 떡 등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들 중 찐 떡은 쌀이나 찹쌀을 물에 담갔다가 가루로 만들어 시루에 안친 후 김을 올려 익히는 떡으로 일명 ‘시루떡’이라고 한다. 육당(六堂) 최남선(1890~1957)은 『조선상식(朝鮮常識)』「풍속편」에서 동양 3국의 떡을 비교하면서 중국은 밀가루로 굽는 것이 본위이고 일본은 찹쌀가루로 치는 것이 본위인데 우리나라는 멥쌀가루로 찌는 것이 본위라고 하여 시루떡이 우리나라 떡의 기본형임을 밝히고 있다. 떡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인 찐 떡은, 그 종류만 해도 100여 종에 이르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팥고물시루떡ㆍ콩시루떡ㆍ백설기ㆍ각색편ㆍ송편ㆍ두텁떡ㆍ증편ㆍ약식 등이 있다.

  친 떡은 쌀알이나 쌀가루를 시루에 넣어 찐 다음, 절구나 안반 위에 놓고 치는 것으로 흰떡ㆍ절편ㆍ인절미ㆍ단자류 등이 이에 속한다. 지진 떡은 찹쌀가루를 반죽하여 모양을 만들어 기름에 지진 떡으로 전병ㆍ화전ㆍ주악ㆍ부꾸미 등이 있다. 그리고 삶은 떡은 찹쌀을 반죽하여 빚거나 구멍떡으로 만들고 끓는 물에 삶아 건져서 고물을 묻힌 것인데 가장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떡이다. 그 종류는 경단류와 단자류, 잡과병류 등이다.

  한편, 도장에서 행하는 모든 치성 시에도 다양한 떡을 전수품목으로 올리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도장(道場)에서 만들어지는데 그 주류를 이루는 것 역시 찐 떡, 즉 시루떡이다. 치성 시 올리는 찐 떡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팥고물시루떡ㆍ콩고물시루떡ㆍ녹두고물시루떡이다. 시루떡은 원래 주재료가 멥쌀이냐 찹쌀이냐에 따라 찰시루떡과 메시루떡으로 나뉘기도 하지만 도장에서는 멥쌀과 찹쌀을 3:2로 섞어 쓰고 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쌀가루에 소금을 넣어 간은 하지만 사회에서처럼 설탕이나 꿀 등의 감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처럼 치성 떡에는 대개 감미료가 들어가지 않지만 증편이나 약식에는 설탕이나 꿀이 들어가 음복 시에 단맛을 느낄 수 있다.02

  도장에서 큰 행사나 대참배 시에는 주로 백설기나 인절미, 절편 등을 만들고, 고사(告祀)가 있을 때면 악귀ㆍ잡귀를 물리치는 효험이 있다는 붉은팥시루떡을 한다. 옛 문헌인 『주례(周禮)』에 “떡 중의 별미는 당연 인절미라, 찰지면서 쫀득한 맛을 으뜸으로 여긴다.” 하였는데, 월 중 대행사인 본부성 날이면 종종 이 인절미가 등장해 사람들의 입맛을 돋우고 있다. 맛뿐만 아니라 찰기가 강한 찹쌀을 이용해 만든 인절미에는 예로부터 음식을 통해 공동체의 결속을 다진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 명절이나 차례, 혼례 등 각종 행사에서도 널리 애용되어 왔다.

 
통과의례와 세시풍속의 떡


  통과의례란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거쳐야 하는 몇 차례의 중요한 의례를 말한다. 백일이나 돌, 혼인, 회갑, 제례 등이 그것인데 이때 그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어야 하는 고비를 잘 넘기길 기원하는 마음에서 음식을 차렸다. 이 의례음식의 중심에 ‘떡’이 있었으니, 어린이의 경우 대개 백설기ㆍ붉은 찰수수경단ㆍ오색송편 등을 하고 어른일 경우에는 봉치떡이나 각색편ㆍ인절미ㆍ절편 등을 하였다.

  백설기는 예로부터 깨끗하고 신성한 음식이라 여겨 아이가 밝고 순진무구하게 자라길 바라는 염원에서 잔치상에 빠지지 않고 올려졌다. 붉은 찰수수경단은 귀신이 붉은 색을 꺼린다는 속설에 따라 아이의 생애에 있을 액을 미리 막기 위한 것이고, 오색송편은 오행(五行), 오덕(五德), 오미(五味)처럼 만물과 조화를 이루며 살라는 뜻이다. 특히 아이가 출생한지 백일에는 떡을 백 집에 나누어 먹어야 아이가 무병장수하고 복을 받는다는 속설에 따라 되도록 많은 이웃과 나누어 먹었다.

  혼례나 회갑 때는 떡을 많이 하여 층층이 상에 고였다가 잔치가 끝나면 그 떡을 이웃과 나누어 먹었다. 혼례 시 먹는 봉치떡은 찰시루떡에 붉은 팥고물을 얹힌 것으로, 화(禍)를 피하고 부부 금실이 찰떡처럼 화목하게 되라는 뜻이 있다. 그리고 회갑 때는 자손들이 부모의 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갖은편이라 하여 백편ㆍ꿀편ㆍ승검초편을 만들었다. 그리고 “떡본 김에 제사지낸다.”는 말이 있듯이 제례 시의 떡도 주로 편류가 올라간다. 만들어진 편은 직사각형으로 크게 썰어 네모진 편틀에 차곡차곡 높이 괸 후 화전이나 주악ㆍ단자 등을 웃기로 얹어 아름답게 장식하는데, 오른 떡의 가지 수에 따라 그 집안의 부와 음식문화를 상징하기도 하였다.

  통과의례뿐만 아니라 우리민족은 예로부터 계절의 변화를 기념하는 절일(節日)에 맞는 떡을 만들어 이웃과 서로 나눠먹음으로써 영양을 보충하고 상부상조의 정신을 다졌다. 대표적인 것으로 원단 때 만드는 흰떡, 정월대보름의 약식ㆍ해원떡, 단오일의 쑥편ㆍ차륜병, 그리고 한가위의 송편 등을 들 수 있다. 그 중 특히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정월대보름에 이웃 간의 화해를 위해 만들었던 해원떡[解怨餠]이다. 우리 선조들은 지난 한 해를 살면서 생긴 이웃 간의 크고 작은 원망들을 그 수와 크기만큼 떡을 빚어 서로 주고받았다. 그렇게 함으로써 지난해의 불편했던 관계를 깨끗이 청산하고 서로 화합하여 새롭게 출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해원떡에 담긴 정신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절실히 요청되는 소중한 전통이라 하겠다.

 
떡의 재발견과 변신

 

  한반도에서 곡식이 재배된 이래로 떡은 우리 민족과 오랜 세월 함께 해온 정겨운 음식이었다. 의례음식이자 별식인 떡은 계절의 변화와 지역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만들어져 우리의 음식문화를 풍요롭게 해주었다. 그러나 떡은 20세기 중반 이후 급격한 사회의 변화와 서구화의 물결 속에 빵과 과자, 패스트푸드 등에 밀려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었다. 의례의 간소화와 더불어 생활양식이 변화됨에 따라 조리과정이 복잡한 떡은 주로 전문 떡집이나 방앗간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다양했던 떡들은 전문업소에서 생산하는 몇 가지로 축소되었고 명절이나 크고 작은 행사 외에는 떡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 웰빙(well-being)바람을 타고 떡의 가치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서양식의 햄버거와 피자, 케이크처럼 설탕과 지방이 많이 들어간 패스트푸드 음식이 인체의 건강과 정서에 해롭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 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떡의 주재료인 곡물에는 탄수화물과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제철에 나는 부재료(견과류나 채소, 과일류)에는 주재료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무기질이 들어있어 떡의 영양과 맛을 풍부하게 해준다. 또한 우리 선조들은 약식동원(藥食同源: 음식이 곧 약이다)이란 개념을 가지고 있어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주고자 떡을 만들었다.03 이러한 떡의 가치와 효능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자연식, 건강식인 떡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 과정의 떡 강좌가 증가하고 대형마트 등에서 쉽게 떡을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새롭게 문을 연 떡카페에서는 한 끼의 식사가 되는 충분한 영양과 현대적인 감각을 갖춘 퓨전떡을 선보이며 신세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새로운 떡들은 현대적인 감각에 맞춰 작고 예뻐졌으며 먹기 편하면서도 사람들의 건강과 입맛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뿐만 아니라 장기간 보존할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레토르트(즉석) 떡도 계발되어 떡의 대중화를 앞당기고 있다.04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밥 위에 떡”이라고 여느 음식과 다르게 떡을 귀하게 여겼다. 그래서 그 떡을 절기에 따라 천지신명과 조상들께 올렸고, 이웃이나 친척들과도 나누어 먹을 수 있게 많이 만들었다. 축제의 음식이자 나눔의 음식이었던 떡은, 이제 현대적인 감각과 과학의 발전에 힘입어 새로운 변신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참고자료

• 김길소 저, 『떡에 얽힌 문양의 신비』, 강원일보사, 2000.
• 윤숙자 저, 『떡이 있는 풍경』, 한국전통음식연구소, 2007.
• 윤숙자 저, 『전통부엌과 우리살림』, 질시루, 2002.
• 정재홍 외 8명, 『한국의 떡』, 형설출판사, 2003.
• 이규태 저, 『한국인의 생활문화1』, 신원문화사, 2000.
• 尹德仁, 「儀禮飮食으로서의 떡에 관한 考察 및 떡의 利用에 관한 實態 硏究」, 關大論文集, 1987.
• 이종미, 「한국의 떡 문화ㆍ형성기원과 발달 과정에 관한 소고」, 韓國食生活文化學會誌, 1992.
• 김옥선 저, 「우리나라 전통 떡의 이용현황에 관한 연구」,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 2003.
• EBS, 한국의 축제와 음식(11)-지혜로운 식품, 떡의 변신[비디오녹화자료],  예인미디어, 2007.

 


01 농경이 시작된 이래로 우리 민족의 주된 먹거리는 조리도구의 발달과 연관지어 볼 때 죽이 먼저였고 찐 떡, 찐 밥, 그리고 밥의 순서로 발전하였다.(정재홍 외 8명, 『한국의 떡』, 형설출판사, 2003, pp.7~8)

02 이 외에 치성 시 올리는 떡으로는 인절미와 깨찰편, 절편, 그리고 웃기떡으로 쓰기 위해 대추를 넣고 지진 떡 등이 있다. 또한 절기에 따라 원단 때는 가래떡, 추석 때는 송편, 동지 때는 붉은팥수수경단이 추가되기도 한다.

03 대표적인 예로 왕이 먼 길을 떠날 때 반드시 챙겼다는 구선왕도고(九仙王道)를 들 수 있다. 구선왕도고는 쌀가루에 9가지 한약재를 첨가해 만든 떡인데, 두뇌의 활동을 원활하게 하고 허약해진 원기와 비위기능을 강화해 왕가나 사대부의 자제들이 시험을 볼 때도 많이 먹었다고 한다.

04 떡의 대중화를 위해서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이 남아 있다. 전통음식인 떡의 제조법을 좀 더 체계적으로 연구해 표준화시켜야 하고 떡이 지닌 영양과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널리 알려야 한다. 또한 현대인의 감각과 입맛을 고려한 떡들의 계발이 시급하며, 소량의 재료를 구입해 가정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도록 제품의 규격화와 상품화가 이루어져야 한다.(이종미, 「한국의 떡 문화 . 형성기원과 발달 과정에 관한 소고」, 韓國食生活文化學會誌, 1992, pp.191~192)

 
《대순회보》 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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