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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을 향한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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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원우 작성일2018.11.15 조회3,9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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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흥1 방면 교감 우원우


  지난 2월 중순에 어머니를 뵈러 강원도 삼척에 갔습니다. 어머니는 오래전 풍이 온 뒤에 치매가 겹치면서 병환이 깊어지셨습니다. 몇 년 동안은 가족들이 모셨지만 점점 사정이 여의치 않아져서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노인요양시설에서 생활하고 계십니다. 언제나처럼 반갑게 인사를 하고나서 어머니를 태운 휠체어를 식당 쪽 창가로 밀고 갔습니다. 모처럼 만의 면회라서 건물 밖으로 모셔가고 싶었지만, 혹시나 있을지 모를 긴급 상황에 대처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께서 “저 사람 누구냐?”고 물으시면 저는 “예~ 저 사람은 ○○입니다~”라고 대답합니다. 한참 그런 식으로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다보면 몇 시간이 금방 지나갑니다. 


  어느덧 돌아갈 때가 되어서 어머니께 작별인사를 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운전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왠지 모를 서러움이 복받쳐 올라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기분전환이라도 하고 돌아갈 생각으로 바닷가 쪽으로 차를 몰았는데 조금씩 뚝뚝 떨어지던 눈물이 어느 순간 통곡으로 변했습니다. 차에서 내려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울고 있으니 지나온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께서 고생하시는 모습만 보며 자라왔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힘들어도 항상 웃음을 보이시는 당신 때문에, 어머니를 실망시키거나 마음에 상처를 드리고 싶지 않아서 제 자신을 억누르며 틀에 가두는 삶을 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었지만 그 당시는 어떻게든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더 강했나봅니다. 그래서 일부러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 않는 등 조금이라도 분란거리를 만들지 않으려고 애쓰며 살았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군대를 가게 되었고, 1989년에 제대를 하고나서 도에 인연이 닿아 입도를 하게 됐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심오한 도의 이치에 심취하게 되었고, 그 후 십여 년 동안 수도에 전념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2001년에 보정 임명을 모시면서 시작한 수호가 제 사고방식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주어진 시간에 맞춰 업무를 보기도 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직접 부딪치며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나누기도 하면서 하루를 보내게 됐습니다. 그 과정에 제가 지금까지 얼마나 폐쇄적으로 지내왔는지, 그리고 힘든 상황이 생기면 얼마나 피하려고만 하면서 살아왔는지 알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제 나이도 있고 그동안 나름대로 노력하며 살아왔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그런 사실들을 외면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오늘, 시설에 계신 어머니를 뵙고 오면서 제가 무엇을 해야 할 지 확실히 깨달아졌습니다. 


  지금 어머니께서는 2남 5녀의 형제들 중에서 유일하게 제 얼굴만 알아보십니다. 어쩌면 지금까지도 저에 대한 걱정만큼은 놓지 못하셨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니 이렇게 울고만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는지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제 마음은 이미 답을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돌아온 저는 스스로가 깨달은 대로 적극적인 삶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우리 여주본부도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노인요양시설을 짓고 있습니다. 전에는 어려운 분들이 많아서 제가 그 시설을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늦게나마 어머니를 가까이 모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완공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수발도 제가 직접 들고 싶어서 요양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공부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무려 30년 만에 초등학교 동창회에 갔습니다. 진리는 거부감만 없으면 충분히 전할 수 있기 때문에 우선은 주변 사람들에게 솔직해지는 것부터 시작하자라는 결심에서 비롯된 행동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 어려웠는데 이번에는 편안한 마음으로 친구들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서로의 안부와 일상적인 이야기만을 나누었지만 언젠가는 모두에게 적극적으로 상제님의 진리를 알릴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제 자신이 만들어 놓은 틀이 너무나도 작았기에, 커다란 진리 속에 살아가면서도 제대로 깨닫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획일적인 삶을 살아갈 때는 그저 괴롭기만 했었는데 이렇게 생각을 바꾸고 나니 마음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 변화는 행동으로 이어져 새로운 시도와 노력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막 알에서 깨어난 새처럼 모든 것이 새롭고 흥미진진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소극적이던 성격도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는 중이고, 사회 사람들과 호흡을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에 지역기자가 되어보려고 방송통신대학에 등록할 준비도 하고 있습니다. 


  비록 불혹의 나이에 얻게 된 깨달음이지만, 덕분에 이제 무슨 일이 있더라도 도망치지 않을 자신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이론만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상제님의 진리를 제대로 알리는 포덕을 행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대순회보> 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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