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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천하자(爲天下者)는 불고가사(不顧家事)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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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미숙 작성일2018.11.15 조회4,0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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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3 방면 정무 홍미숙


  내게는 이제 갓 초등학교에 들어간 딸아이가 하나 있다. 누구나 부모로서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은 같을 것이다. 수도 생활에서 위천하자(爲天下者)는 불고가사(不顧家事)라 하였는데 사업과 육아 두 가지를 다해야 하는 나에게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러던 중 방면에서 놀이방을 만들어 아이를 맡기면 육아와 교육을 해준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직장생활을 하는 부모들도 어쩔 수 없이 아이와 떨어져서 생활하는데, 방면에서 맡아 줘서 안심하고 포덕사업을 할 수 있으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 후 딸아이가 두 돌이 지나서 놀이방에 맡기게 되었고 아이와 떨어져 살기 시작했다. 한 달에 몇 번 만나는 기러기 부모 신세가 된 것이다. 처음에는 딸아이가 놀이방에서 적응을 못하고 힘들어 했지만 얼마 후 차츰 적응했다. 엄마는 엄마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생활이 안정되어가면서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이의 성격이 점점 이상하게 변해갔다. 짜증을 잘 내는가 하면 손톱을 물어뜯고, 한번 울기 시작하면 그치지 않고 심지어 머리를 벽에 부딪치면서 우는 일들이 많아져갔다. 떨어져 있다가 오랜만에 만나는 시점에서는 너무 반가워하고 좋아하지만 그것도 잠시, 짜증을 내기 시작하여 끝내 울음을 터트리는 횟수가 많아졌다. 이대로 두어서는 문제가 되겠다는 생각에 아이에 대해 생각한 결과 애정결핍증으로 판단하고 어떻게 풀어나가야 좋을지 고민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던 중 TV에서 하는 ‘아이 교육 프로그램’에서 나와 유사한 입장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프로에서 “만나는 횟수의 양보다 질적인 요소가 더 중요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렇게 해서 정해진 짧은 시간에 아이를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짜기 시작했다. 먼저 좋은 부부사이의 모습을 보여주기로부터 시작하여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로 같이 놀아주기, 야외로 데리고 나가기, 추억에 남을 일을 만들어 주기 등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었다. 


  딸아이를 만나는 날은 다른 일은 보지 않고 집에서 아이와 같이 있는 시간으로 정했다. 헤어져 있는 동안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키를 잴 수 있는 표를 벽에 붙여두고 그동안 얼마나 자랐는지 키를 재고 날짜를 기록하면서 표시를 했다. 잠자기 전에는 좋아하는 책을 뽑아오게 하여 잠이 들 때까지 읽어주었다. 다음날에는 가까운 공원이나 개울가로 나가 도시락도 먹고 놀아주면서 공원에 핀 꽃에 대해 설명해주고, 성곽을 돌면서 우리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도서관에 같이 가서 좋아하는 책을 빌려와서 읽어주었다. 가끔은 사진첩을 펴서 갓난 아기 때 모습과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좋은 기억을 상기시켜 엄마 아빠가 자기를 지속적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었다. 그렇게 한 해 두 해가 지나면서 딸아이는 놀이방에서나 집에서도 점점 안정을 되찾아가게 되었다. 


  이 일을 겪으면서 불고가사(不顧家事)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었다. 처음에는 불고가사라는 의미를 잘못 이해하여 포덕 외에는 모두 사사로운 일이라 생각하고 가사를 등한시하였다. 그 속에서 포덕은 포덕대로 육아는 육아대로 많이 힘들었다. 


  『대순진리회요람』 취지에서 “… 삼강오륜을 근본으로 평화로운 가정을 이루고 …”와 수칙2의 “… 부부화목하여 평화로운 가정을 이룰 것이며 …”에서 보는 바와 『대순지침』의 “가정 화합을 이룩하고 자녀 교육에 성실을 기하여, 사회 도덕을 힘써 준수하라.”는 말씀과 같이 수도생활에 있어서 가정의 화목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전경』에서 “위천하자(爲天下者)는 불고가사(不顧家事)”라 하여 천하의 일을 하는 자는 가사를 돌보지 않는다는 내용이 상반된다고 생각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내가 불고가사(不顧家事)의 뜻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위천하자(爲天下者) 불고가사(不顧家事)라는 말은 천하의 일을 하려는 자는 가사를 돌볼 겨를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그리고 내 가정을 바르게 하여 화목함으로써 타의 모범이 되고 나아가 포덕으로 이어지는 것을 알았다. 가정은 사회의 기본구성단위로서 아버지는 아버지의 도리를 다하고, 어머니는 어머니의 도리를 다하고 자식은 자식의 도리를 다하여 가정이 화목하고 각자 자기 위치에서 자기 할 도리를 다하면 자연히 평화로운 가정을 이룰 수 있으며 이는 화평한 사회의 근본이 되는 것이다. 상제님께서도 ‘정심수신제가치국평천하(正心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 말씀하셨듯이 내가 해야 할 도리인 수신(修身)이 되어야 포덕천하(布德天下)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대순회보> 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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