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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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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수진 작성일2018.11.20 조회1,55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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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35 방면 교정 김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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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라면 누구나 잊고 싶은 과거가 있고, ‘왜 그랬을까, 왜 그래야만 했을까.’ 하고 후회하는 과거가 있을 것입니다.


  저는 2004년 8월 한낮에 입도해서 지금까지 방면에서 수도하고 있습니다. 그때도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참 답답하고 우매하게 지냈구나!’ 하며 저를 새로이 일깨워준 도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알게 되고, 제가 쓰임이 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무엇인가 열정적으로 매달릴 일이 생겼다는 것에 무척이나 기뻤고, 진심으로 열심히 했습니다.


  하지만 깨닫는 것과 아는 것은 역시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수도에 임했지만 점점 지쳐가고 있는 자신이 보였습니다. 하루하루 어두워져 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 담아둔 상처, 학창시절 닫아버린 마음의 문이 제 앞을 가로막고, 제 눈과 귀를 닫아버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선각들의 말씀도 듣지 못했고, 선각들의 마음도 받지 못했습니다. 나라는 존재가 무척이나 한심하고 하찮은 존재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세상에 대한 원망이 도에 대한 두려움으로 변하는 순간 끝내 저는 저를 버렸습니다. 말 그대로 닥치는 대로 살자며 수도를 포기한 것입니다. 왠지 속이 후련했습니다. 꽉 막혔던 도로에서 뻥 뚫린 바다를 보는 것처럼.


  하지만 후련했던 것도 잠시, 세상은 다시 제게로 와서 어두운 그림자를 선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래도 세상은 아직 살 만하다고 생각했고 만만하게만 바라봤었습니다. 제 업장은 생각도 못하고 말입니다. 평범하다면 그저 그런 일반 사람들처럼 산다면 세상은 그럭저럭 살 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 이미 도를 알았고, 아무런 꿈과 희망도 없이 살아가는 저에겐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수도를 하며 저 자신에 대해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마저 자만이었다는 것을 정말 뼈저리게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돈도 없고 친구도 없고 만나는 사람마다 저를 괴롭히고, 몸도 점점 망가져 가면서 모든 끈을 놓아버리고 싶은 지경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극심한 우울증이 절정에 다다랐을 때, 감사하게도 선각이 다가왔습니다. 때마침 회관에서 정성을 들인다며 함께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사실 너무 힘들어서 주저앉을 때마다 도가 생각났고, 상제님께 하소연도 했지만 차마 죄송해서, 차마 염치가 없어서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선각들께서 제게 오셨을 때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시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마음의 문을 힘겹게 연 순간, 모든 숙제가 풀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수도하며 제 마음에 대해서 다른 이에게 자세히 털어놓은 적이 없습니다. 이런 성격은 어렸을 적부터 형성되었던 것 같습니다.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님 밑에서 술, 담배에 찌든 아저씨들을 상대하고, 부모님과 제대로 대화조차 나눈 적이 없어 제 마음을 표현하는 법이나 수다를 떠는 법조차 알지 못하고 점점 말수가 없어지고 소심해졌습니다. 부모님께서 바빠서 늦은 시간까지 학원에 있기 일쑤였고, 스스로 저를 챙겨야 했기에 어리광도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한 생활이란 것이 없었기에 늘 세상에 무관심하게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 같습니다. 오로지 돈 많이 벌어서 잘 살고 싶다는, 대접받으며 살고 싶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그래서 돈을 정말 악착같이 벌고 모으려 할 때 입도를 하게 된 것입니다.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던 저에게 도는 너무 희망적이었고, 이상적이었습니다. 누구보다 잘 되고 싶다는 마음과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들이 많았고 세상에서 받지 못한 것을 도에서는 받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 마음 때문에 결국 도에 마음을 열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니까 받아들이지 못하고 늘 불평불만하기 일쑤여서 결국 벌을 받은 것 같습니다. 마음을 조금만 고쳐먹어도 지금처럼 훤히 보이는데 왜 그땐 미처 그러지 못했을까요. 모든 것은 제가 만들었다는 것을, 척을 짓는 것도 나요, 척을 푸는 것도 나라는 그 말씀을 이제야 진정으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정말 세상 모든 것은 제 마음에 달려 있었습니다. 도에서 어떤 일이나 현상이 일어나는 것과 그것에 반응하는 것은 제 마음이라는 것, 그리고 제 관점에 따라 그것이 희망일 수도 있고 절망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러자 상제님의 도 안에서 제가 이렇게 바뀔 수 있다는 것, 좋아질 수 있다는 사실에 한없이 감사하게 되었고, 정말 이 도가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린 시절 저를 만난다면 조금 더 용기를 내도 괜찮다고 안아주고 싶습니다. 또한 큰 용기를 내어 다시 수도하고 있는 저에게 박수쳐 주고 싶습니다.


  늘 기다려주시고 아낌없는 사랑을 베풀어주시는 선각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대순회보> 1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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