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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고(心告)의 소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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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경조 작성일2018.01.11 조회4,3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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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평 33방면 정리 유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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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만 있던 관계로 근 2년 만에 본 도장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예쁘게 서 있는 가로등이며 곱게 깔린 인도와 깨끗이 단장된 신생활관, 신축회관을 보며 ‘아! 이렇게 변화되었구나!’ 하는 놀라움을 느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도장에 오면 온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듯 사람의 심성이 정갈하고 맑아지는 것은 예전 그대로이다. 아침밥을 먹고 일념교에 서서 잠시 심고 드리는 순간 몇년 전 느꼈던 심고의 소중함이 다시금 떠올라, 상제님의 덕화에 새삼 감사하게 된다.

 

우리 종단의 공부가 4호반으로 돌아가던 때 중간 임원들이 가방을 들고 도장에 공부하러 간다고 하면 꼬치꼬치 캐묻던 내수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그때 처음 시학, 시법이란 얘길 듣는 순간 온몸이 뻗뻗해지며 ‘죽더라도 꼭 저 공부는 해 보고야 말리라.’하는 가슴 밑바닥의 알지 못하는 강한 전율을 느꼈다. 그때부터 공부 들어가는 것이 소원이라고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였는데, 한참 후에 어렵게 공부를 들어가게 되었다. 죽은 시신이라도 공부방에 가져다 놔야 한다는 교화를 들었었고, 또 너무나도 간절하게 가고 싶던 공부였기에 온몸의 힘을 다 짜서 공부를 했었다. 그러나 계속되던 공부에 그 초심이 조금 흔들릴 무렵 전체 공부반이 2호반으로 줄어드는 일이 발생했다. 갑자기 공부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너무나 당황해 놀란 마음 가눌 길이 없는 그 와중에 가슴속에서는 나태한 마음으로 공부해서 하늘이 나에게 벌을 주신 거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매일매일 반성하고 뉘우쳐도 한번 없어진 공부가 그냥 나올리는 만무하고 슬픈 마음을 억누르며 고개 숙여 반성하는 나날이 지나갔다. 얼마 후 도장 식당 당번때 자양당에 가게 되었는데, 문득 다시 공부를 가게 해 달라고 상제님께 정성껏 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쉬는 시간 자지 않고 자양당 청소를 하고 또 일을 하면서 계속 심고를 드렸다. “상제님 공부가게 하여 주십소사!”하고 특히 쌀을 씻을 때에는 진심어린 마음으로 심고를 드렸다. “한 톨 한 톨에 내 정성을 담아 온 몸과 마음의 정성과 조상님의 정성을 담아 이 쌀을 씻사옵니다. 부디 도와주시어서 공부를 들어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렇게 온 마음을 쏟아 쌀을 씻은 지 한 달, 그날은 왠지 종무원 앞을 뜬금없이 가고 싶은 것이었다. 그리고 내 이름도 없을 공부자 명단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나도 모르게 그냥 공부자 이름을 하나하나 무심코 읽어 내려갈 즈음 낯익은 세 글자가 보이는 것이 아닌가. 그 세 글자를 읽고 또 읽어도 그것은 분명 내 이름 석자였다. ‘방면에서 연락이 온 것도 아니었는데, 아니, 내 이름이 있을 턱이 없는데…’ 하며 확인해보니 1호반에 회원자리로 공부가 난 것이었다. 공부는 바로 하루나 이틀 후였다. 방면에 전화했더니 미처 알지 못해 연락이 늦었다고 한다.

 

마음 한편으로는 뛸 듯이 기뻤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상제님께서 나의 심고를 들어주신 것에 대한 감사함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 한 달 동안 공부자 신명들이 드실 것을 생각하며 얼마나 간절히 심고 들였던가. 온 몸에 힘을 담아 지성으로 염원했던 공부자리였다. 감사함과 동시에 이제는 더 잘해야겠다는 반성도 함께 했던 그날이 새삼스레 떠오르는 것이다. 방면에서 ‘심고는 도깨비 방망이’란 말이 있듯이, 간절한 심고는 상제님께서 이루어주심을 이번 일에서 배우게 되었다. 오늘 일념교에 서서 잠시 나 자신의 도심을 반성하며 지금부터라도 다시 정성 드리는 마음으로 열심히 수도하겠다는 생각을 또다시 한번 먹어본다.

 

<대순회보 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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