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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님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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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하니 작성일2018.01.21 조회3,8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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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31 방면 선무 유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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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어려서부터 지나가던 무당에게서 조차 “넌 커서 신을 받을 아이다. 조상을 모셔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산으로 둘러싸인 산골 초등학교에 다녔는데 친구들은 모두 저를 귀신 쓰인 아이라며 놀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신의 세계를 알게 되었고, 저를 이런 운명으로 살게 하신 조상님을 늘 원망했습니다. 집도 가난해서 빈 터에다가 나무판자로 집을 지어 살았는데, 비가 새고 겨울에는 기름 난로를 구해서 추위를 피했습니다. 이런 고생스러운 날들이 계속 되면서 늘 조상님을 원망했습니다. ‘내가 조상님을 모셔야 한다고? 나에게 무엇을 해주셨다고 내가 조상님을 모셔야 하지?’ 조상님을 모실 마음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바로 옆집 비닐하우스 집에 불이 났습니다. 비닐이라 너무 잘 탔고 바람은 저희 집 쪽으로 불어 몇 분 지나지 않아 저희 집도 위험해 보였습니다. 소방대원들이 힘겹게 불을 끄고 나서 저희 부모님께 오더니 다행히 나무 집인데도 무사하다며 신기해했습니다. 집안으로 들어가 보니 모서리만 살짝 타서 구멍이 나 있었습니다. 그 후에도 화재사건이 두 차례나 더 있었지만 저희 집은 번번히 무사했습니다. 조상님의 보호가 있어 무사할 수 있었다고…. 그러나 저는 그 말조차도 믿지 않았습니다. 어쩜 그 말들을 믿고 싶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저는 부모님을 비롯해 조상님까지 원망하는 마음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자라서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였습니다. 어머니 잔소리에 화가 나 집을 나와서 무속인이었던 친구 집에 갔습니다. 그 친구 집에서 잠을 자는데, 제 눈앞에 한복을 입은 할머니 한 분이 나타나셨습니다. 아무 말씀 없이 할머니는 제 얼굴을 쓰다듬으시더니 제 몸을 탁탁 털어주시는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안 좋은 기운을 털어주셨던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후에도 집안 사정은 좋지 않았고 부모님은 자주 다투시는 모습에 저는 무릎 꿇고 조상님께 빌었습니다. ‘조상님 제가 정말 조상님을 모셔야 한다면 학교 졸업하고 조상님을 모실 테니 그동안 조상님 원망한 거 모두 용서해 주시고, 제발 저희 집안을 좀 보살펴 주세요.’ 

  그렇게 마음속으로 빌고 난 후 어느 날 상제님의 도를 알게 되었습니다. 선각분께 업에 대해 교화를 들으며 ‘그동안에 내가 겪었던 것들이 모두 업이구나!’ 하고 생각을 하게 되었고, 어둠 속에만 갇혀 사는 것만 같았던 저는 그제야 ‘세상의 빛이란 이런 거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상제님의 덕화를 입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면서 친구들을 한 명 한 명 포덕하게 되었습니다. 후에 무속인이었던 친구를 만났을 때 친구는 제가 원래 무당사주가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졌다며 신기해했습니다. 그 친구도 입도를 한 후 저에게 “우리 외가는 대대로 무당이었고, 친가는 대대로 도력이 높은 집안이었는데, 친가는 도를 닦으러 가셔서 나에게 오시지 않으셨는데 이번에 나에게 내려오셨어,”라고 말했습니다. 진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저는 이 도가 조금은 실감나게 되었습니다. 

  기도 모시면 늘 몸이 아팠고, 누군가가 저를 비웃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했습니다. 내 목을 조르고 구타를 당하는 기분. 전 기도를 모시면 늘 뛰쳐나가고 싶었습니다. 조상님과의 약속을 잊은 채 난 도를 닦지 않겠다고 선각분께 반항했습니다. 그때마다 선각분들은 인내심과 정성으로 저를 교화하시며 제 마음을 달래주셨고 아주 조금씩 마음이 풀려갔습니다. 

  그러나 저는 여러 번 참지 못했고, 그러면서 임명 기회를 놓쳤습니다. 다른 도우들이 임명을 모시는 것을 지켜보는데 귓가에서 ‘서럽고 서럽도다. 원통하고 원통하다!’ 하고 통곡하시는 조상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습니다. 저는 이유도 모르고 그저 조상님의 울음소리에 덩달아 눈물만 흘렸습니다. 그 뒤 조상님께서 ‘선무, 선무, 선무…’ 하시며 계속 선무만을 되뇌이셨습니다. 

  하루는 꿈속에서 무섭게 생긴 아저씨들이 긴 칼을 들고 우르르 저를 해치려 달려들었습니다. 그때 선각 두 분이 검을 들고 계셨습니다. 한 분은 저의 바로 옆에서 호위해 주시고, 한 분은 달려 나가서 그 아저씨들과 싸우는 것입니다. 꿈에서 깬 저는 바로 선각께 말씀드렸습니다. “꿈속에서의 선각분들은 조상님이고 그 아저씨들은 척신이란다. 조상님께서 유내수를 보호하시고 그렇게 조상님께서는 척신들로부터 너를 지켜주신단다.” 그 이야기를 듣고는 왠지 모를 마음의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그 후에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방황하였지만 후각과 선각분들의 정성과 노력으로 선무 임명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신한테 시달림을 당하는 업보도 벗어났습니다. 늦었지만 선무가 되고 나서야 상제님께 감사함을 처음으로 느끼게 되었고, 늘 조상님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했던 마음대신 이 도를 만나게 해 주신 것에 감사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방황 속에도 붙잡아 주시고 이끌어주신 선각분께도 감사합니다. 실망스러운 저의 모습에도 꿋꿋이 일꾼으로 있는 후각에게도 고마운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정말로 방황하지 않고 진심으로 도를 닦아 나가겠습니다.
 

 
<대순회보 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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