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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런 공부를 다시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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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11.26 조회4,1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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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위원 김태윤

 

  1991년 늦은 봄 무렵이었던 것 같다. 시학공부(侍學工夫)가 조만간 시작되니 공부자 명단을 도장으로 올려야 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드디어 대순진리회 수도의 정수(精髓)인 공부(工夫)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보다 긴장감과 부담감이 앞섰다. 공부가 나오면 그때부터 온종일 공부 생각에 걸을 때마다 주문을 암송했다. 공부반에서 대기공부를 할 때도 앞 공부자의 주성에 맞춰 주문(呪文)을 한 자 한 자 마음속으로 읽던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공부를 마칠 때까지 오직 공부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2016년, 이제 사반세기를 넘어섰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공부는 변함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때의 그 긴장감과 부담감이 다시 그리운 것은 왜일까? 공부는 수도인이 직접 참여하여 후천선경(後天仙境)을 열게 되는 성사재인(成事在人)의 자리공부이다. 당시의 공부에 대한 굳건한 다짐과 각오가 다시 떠오르는 것은 이 공부가 생명보다 더 소중하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공부를 다시 꿈꾼다.
  대순진리회의 공부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공부 개념과 차이가 있다. 한자의 원의(原義)를 밝혀놓은 허신(許愼, 58~147)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 의하면, 공(工)은 무(巫)와 서로 뜻이 같다고 해서 인간이 신(神)의 세계와 소통할 수 있다는 의미를 지녔다. 부(夫)의 자형 또한 천(天)을 관통하는 형태를 띤다. 이렇게 보면 고대 사회의 공부 개념은 신이나 천과 인간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은(殷)나라 말기에 이르면 인격신(人格神)으로서의 천(天)이나 상제(上帝) 개념에 대한 회의가 들면서 신과의 소통을 담당했던 무[巫: 국가적 제의를 담당했던 제사장(祭司長)]가 점차 홀대를 받는다. 춘추시대부터는 이미 신에 의한 운명론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면서 덕(德)이라는 합리적인 사유가 나타났다. 이제 무(巫)가 아니더라도 도덕적으로 훌륭한 덕을 지닌 군자(君子)라면 누구나 천리(天理)를 깨닫고 이를 실천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처럼 고대에 신과 인간의 관계성를 뜻했던 공부는 주(周)나라 이후 하늘이 담고 있는 보편적 진리에 부합하기 위한 노력으로 그 의미가 전환되었다. 이제 공부는 신과 관계없이 이성적 사유에 의해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는 것이 주된 의미가 되었다.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공부 개념 또한 이런 측면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대순진리회의 공부는 이성에 의한 합리적 사유뿐만 아니라 단절된 신과 인간의 관계성을 다시 회복한 통합적인 개념이 들어 있다.
  이 공부는 광구천하·광제창생하시려는 상제님의 뜻을 받들어 도주님께서 인간 세상에 오셔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고초를 겪으며 만들어 놓으신 유일무이(唯一無二)한 법방이다. 포덕(布德)은 이러한 공부에 참여할 도인(道人)을 찾기 위해 도전님께서 마련해 놓으신 기본사업이다. 즉, 포덕은 대순진리회 수도의 핵심인 공부에 동참할 사람을 찾는 소중한 발걸음인 것이다. 이 길에 한 사람이라도 더 참여할 때 후천은 우리에게 한 걸음 더 다가올 수 있다. 따라서 포덕을 통해 한 사람이라도 더 공부반에 참여시키는 것이 도전님의 사업에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일이다. 더 많은 사람을 공부에 동참케 하는 것! 이것이 우리들의 몫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여주본부도장에서는 시학·시법공부가 진행되고 있다. 좁은 한 칸 방에서 인간과 신명이 함께하는 ‘남 모르는 공부’는 우리들이 적극적으로 실천해야만 ‘남 잘 되게 하는 공부’가 될 수 있다. 올해는 더 많은 수도인이 신명과 함께하는 ‘병신(竝神)’의 한 해가 되는, 나는 그런 공부를 다시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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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순회보> 1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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