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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 나라 핀란드, 상생(相生)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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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11.22 조회4,27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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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박병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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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경쟁력 세계 1위,
  국가만족도 세계 1위,
  삶의 질 평가 세계 1위,
  교육제도·대학교육경쟁력 세계 1위,
  국제학업성취도 평가 세계 1위.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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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순위는 지구 상에서 가장 이상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고 평가받는 북유럽의 작지만 강한 나라 핀란드가 그동안 노력하여 일구어낸 성과이다. 학생들의 천국이고 가장 이상적인 교육을 실현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 국토의 70%가 숲이고 10%는 물이라서 농토라고는 겨우 6%밖에 안 될 정도로 척박하며 인구는 500만 명에 불과한 조그마한 나라로 1960년 이전에는 변방의 가난한 농업국가(주요 산업은 임업)였다.
  지정학적으로도 핀란드는 강국 러시아와 스웨덴 사이에 끼어 있어 650년간(1155~1809년) 스웨덴, 이어서 100년간(1809~1917년) 러시아의 통치를 받았던 약소국이었다. 핀란드는 1917년 러시아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독립했다. 기쁨도 잠시 그들은 다시 내전(1918. 1. 27~5. 15)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소련이 지원하는 홍군과 독일이 지원하는 백군으로 갈리어 35,000명 정도가 사망하게 되는데, 그 중 25,000여 명이 보복살인에 의한 죽임이었다. 백군의 승리로 내전은 끝났지만 소련의 침공으로 핀란드는 다시 전쟁02의 참화에 내몰리게 된다. 영하 40도의 혹한 속에서 105일을 견디며 핀란드의 공산주의자들  조차도 소련의 침략에 맞서 싸웠고, 그들은 이 전쟁을 통해 무엇보다 소중한 ‘하나가 되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핀란드는 스웨덴어와 핀란드어를 공통으로 사용하는데 핀란드어는 유럽의 다른 언어와 그 구조가 다른 특이성을 갖고 있다. 우랄계 언어구조로 한글과 언어구조가 비슷하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춤(탱고)과 음악을 즐기며 소통하고 고난의 역사를 살아오며 쌓인 한을 풀어나가는 모습은 우리 민족의 감성과 상당히 맞닿아 있다. 소련과의 전쟁 중에도 여가시간에 사우나시설을 지어 사우나를 즐길 정도로 그 시설이 발달하였는데, 사우나는 핀란드인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소통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러한 어울림과 소통의 문화 전통은 핀란드 발전의 탄탄한 저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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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나라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2000년 이후 정보통신분야의 산업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부터이다. 이것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 오직 희망을 걸 수 있는 그들의 자산은 사람이라는 인식에서 시작한 교육제도의 개혁에서 비롯한다. 교육적인 면에서 모든 국민은 평등하다는 원칙 아래 1972년 교육제도의 개혁을 실시했다. 그리고 우열반을 폐지(1985)하였으며 교사자율권을 보장(1995)하는 등의 조치로 오늘날 최상의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핀란드의 교육개혁은 급속하게 혁명적으로 진행된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이루어졌다. 개혁 초기부터 정부는 가시적인 성과에 얽매이지 않고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전문가를 존중하는 정책과 원칙을 지키며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교육 당사자들도 선의를 가지고 끊임없는 합의의 과정을 거치면서 목표를 향해 꾸준하게 노력한 결과였다. 그리고 원활한 경제, 강력한 공공기관, 법치주의, 역동적인 복지국가에 깊이 뿌리 내린 민주 시민사회 등과 같은 요인들이 교육적 성취의 배경으로 작용하였다.
  그들의 평등교육은 모든 학생의 모든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이용하고자 하는 것으로 경쟁은 오직 자기 자신과 하며 동료는 협력하는 관계라는 사실을 철저하게 배우게 된다. 이로써 단 1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고 더디지만 함께 가는 길을 교육 당국은 택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자기 능력에 맞는 수업을 찾아서 듣고 교사는 안내하고 도움을 줄 뿐 자율적인 학습 분위기 속에서 교육을 받는다. 시험은 주로 에세이를 쓰는 것이고 등수와 이름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재시험도 가능하다. 시험은 학생들의 성적 순위를 매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학업성취도를 아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핀란드의 교육시스템은 아주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되어 매년 외국에서 1,000여 명의 교육종사자들이 탐방한다고 한다.  
  핀란드는 부정부패 관련 특별법이 없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이다. 이것은 평등의식, 상호존중, 교육 등의 사회구조가 잘 갖춰져 있는 사회 투명성이 아주 높은 나라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잘살기 위해서는 거짓이 없어야 한다는 인식이 국민 모두의 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실례로 수도 헬싱키 시장 판공비도 공개되어 누구나 열람할 수 있고, 최초 여성 총리인 안넬리 예텐마이끼가 이라크 전쟁 기밀문서를 총선에 활용했다는 의혹으로 2개월 만에 총리직을 사퇴하기도 했다. 세무서에 모든 국민의 수입이 정확하게 신고되며 자기 소득에 맞춰 벌금체계가 이루어져 있고,03 심지어는 아르바이트 학생의 수입도 신고할 정도로 정직성과 합리성에 바탕을 둔 상식이 통하는 나라다.
  핀란드식 정직성은 순수하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으며 법을 지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들의 정직성은 추운 날씨 속에서 묵묵히 오랜 세월을 살아왔던 그들의 우직함에서 비롯된 것 같다. 정직성을 바탕으로 한 핀란드 기업의 경쟁력은 돈을 벌겠다는 목표보다 모든 국민의 행복이나 인류의 공존공영과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데에서 비롯한다고 한다. 또한, 권위적이지 않으면서 다른 기술을 가진 임원들이 서로 보완하는 균형 잡힌 리더십이 노키아04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어 내는 저력이었다.
  1991년 소련의 붕괴로 소련경제에 많이 의존했던 핀란드도 경제위기를 겪게 되었다. 이때 극좌에서부터 극우 정당까지 모든 이념을 망라한 레인보우내각을 구성하여 일체화된 리더십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갔다. 이것은 이념이 결코 생존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실용주의 이념의 민족성 때문이었다. 경제위기 이후 미래위원회를 국회 안에 구성, 당을 초월한 합의를 통해 미래를 예상하고 적절한 개혁조치를 해 나가는 등 국가의 미래를 준비해 나가고 있다. 
  오늘날 이렇게 성공을 이끌어낸 핀란드의 이야기는 수백 년 동안 희망을 잃지 않고 모진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아름다운 사람들의 감동적인 대서사시가 아닌가 한다. 50여 일 동안 이어지는 극야(極夜)의 겨울과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혹한의 날씨는 악명이 높지만, 그들은 아무도 살지 않는 이 땅에 뿌리내리며 정치·경제·사회·문화·기술 등 모든 면에서 고도로 발전한 현대 국가를 성공적으로 건설했다. 그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찬 미래를 마음속에 그리며 어려움을 극복할 방법을 찾아 수없이 노력하며 피와 눈물과 땀을 흘렸다. 그 결과 위대한 인간존중의 대원칙을 세웠던 것이다. 그것은 핀란드 국민이 지향하는 국가운영의 대원칙이다.
  국가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 조직의 구성원은 바로 인간이다. 그 조직의 흥망성쇠는 모두 그 구성원인 사람의 손에 달려있다. 이 세상에 사람보다 중요한 가치가 또 무엇이 있겠는가? 그래서 인간이 소중한 것이고 마땅히 존중되어야 한다. 핀란드 국민은 오랜 고난과 역경 속에서 이 점을 분명하게 알았던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진정 소중하기에 남도 소중히 여겼다. 그들의 역사가 고통으로 일관되었기에 힘들 때마다 서로 어울려 노래하고 춤추며 하나가 되고자 했다.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렵지만, 이웃과 하나가 되고 나아가 온 국민이 하나가 되면 아무리 힘든 것도 어렵거나 두렵지 않다는 진리를 알았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화합의 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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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진리는 비단 한 국가뿐만 아니라 모든 조직에 공통되게 적용된다. 화합하여야 비로소 서로 잘 살 수 있는 것이다. 힘들수록, 어려울수록 더 화합해야 한다. 그러나 무조건 화합이 되는 건 아니다. 조직의 구성원 하나하나가 정직해야 하고 개인의 이익보다는 조직의 공존공영의 가치를 추구하며 합리성에 기반을 둔 상식이 통용되게 하여야 한다. 그렇게 하였을 때 우리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생기게 된다. 이러한 신뢰가 바탕이 되었을 때 비로소 화합할 수 있는 것이다. 핀란드는 어렸을 때부터 타인을 경쟁의 대상이 아닌 협력과 화합의 대상으로 인식하도록 교육받는다. 그리고 정직하고 합리적인 사회분위기 속에서 자라난다. 결국, 이러한 교육 이념과 사회 환경이 국가 전체의 분위기를 이끌어간 결과로 핀란드는 성공한 나라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경쟁이 아닌 상생의 삶을 살아야 한다. 비록 선천에서는 상극지리(相克之理)가 지배하여 아직도 전 세계의 많은 기업과 국가들이 서로 경쟁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핀란드의 이 아름다운 성공이야기는 힘들고 어려울수록 더욱 화합하여 상생의 길을 모색해 나가는 것이 우리에게 어떠한 결과를 가져다주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인 것 같다. 1901년 구천상제님께서 이 땅에서 천지공사를 행하실 때 그 근본원리가 해원상생(解冤相生)의 진리였다. 이제는 상생이 천지의 대세인 것이다. 대세에 순응하는 조직은 그 명운(命運)이 길이 창성할 것이요, 아직도 시대의 흐름을 바르게 인식하지 못하고 상극의 낡은 굴레에 갇혀 살아간다면 그 미래는 어두울 뿐이다. 저 머나먼 북유럽의 조그마한 동토(凍土) 핀란드가 이름 없는 약소국에서 이제 세계에 우뚝 솟아 나와 상생의 진리가 얼마나 위대한지를 이렇게 밝히고 있는 듯하다.

  <대순회보> 146호

[참고문헌]
- KBS스페셜, 세계탐구기획 2부작 <핀란드> 핀란드의 성공비결(KBS1TV 2010년 11월 14일, 12월 5일 방영)
- 리처드 D. 루이스 지음/ 박미준 옮김, 『미래는 핀란드에 있다』, 살림,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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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KBS스페셜, 세계탐구기획 2부작 <핀란드> 핀란드의 성공비결(KBS1TV 2010년 11월 14일 방영)에 근거한 자료임.
02 겨울전쟁(Winter War, 1939~194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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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안시 반요끼 노키아 부사장이 50km/h의 도로를 75km/h로 과속하여 11만 6천유로(1억 8천만 원)의 벌금을 냈고, 육가공식품업체 상속자인 유씨 살로노야는 40km/h를 과속하여 벌금으로 17만유로(2억 6천만 원)의 벌금이 부과되었다.
04 핀란드 하면 노키아, 노키아 하면 핀란드라고 할 정도로 노키아는 핀란드 경제의 상징이었다. 1998년 세계 1위의 휴대전화 회사로 등극한 이래 핀란드 GDP의 약 25%를 차지한 노키아는 2007년 애플의 아이폰이 등장한 이후 변화를 외면한 오만과 합의에 의존하다 새로운 투자 기회를 놓쳐 몰락하였다. 하지만 핀란드 경제는 최근 3년간 평균 성장률(2.1%)이 유로존 평균(0.9%)을 웃돌고, 1990년대 초 20%대이던 실업률이 2012년 7.6%로 낮아졌다. 이 때문에 “노키아의 침몰이 오히려 핀란드에서 가장 잘된 일”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이다. 원인은 새로운 창업 때문이었다. 노키아가 몰락하자 정부 주도로 기금 약 26억유로(약 3조 7,500억 원)를 가지고 매년 벤처기업 3,500여 개를 지원해 새 일자리 1만여 개를 만들고 있다. 그리고 노키아 퇴직자들이 세운 신생 기업만 300개가 넘는다. 탄탄한 교육 경쟁력을 바탕으로 창업 활성화 노력을 끈질기게 펼쳐온 핀란드 정부의 리더십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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