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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반딧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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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하늬 작성일2019.10.24 조회4,1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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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릉 방면 선무 양하늬




태초의 약속이 있었지만

묻혀버린 기억의 파편을 붙잡고

알아주는 이 찾아오는 이 없는

까마득한 공간의 끝에서 기다리며 헤맨다



 

맺힌 한을 가슴에 품고

같은 자리를 돌고 돌아도 풀리지 않는

억겁의 기억



 

몸부림치고 울부짖다 결국엔 굳어져

돌이 되고 차가운 바람만이 남았다



 

헛것을 보았나

눈을 비비며 시야에 들어오는

반딧불 하나

끝없는 어둠과 고통을 지나 빛을 품고 온다



 

그가 품고 온 하늘의 마음이

아득한 처음부터 쌓아온 정성으로 쏟아져 내려

블랙홀 같은 흉터를 채우고 황량한 들판에

강이 되어 흐른다



 

흐르는 강물이 한을 씻어내고 돌을 깨워

새롭게 열리는 차원의 문



 

모든 생명이 바라고 바라던 해원의 기적이

일어나는 때! 바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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