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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을 선으로 갚아야 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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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21.02.18 조회6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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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무부 이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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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하루는 경석에게 가라사대 “갑오년 겨울에 너의 집에서 三인이 동맹한 일이 있느냐”고 물으시니 그렇다고 대답하니라. 상제께서 “그 일을 어느 모해자가 밀고함으로써 너의 부친이 해를 입었느냐”고 하시니 경석이 낙루하며 “그렇소이다”고 대답하니라. 또 가라사대 “너의 형제가 음해자에게 복수코자 함은 사람의 정으로는 당연한 일이나 너의 부친은 이것을 크게 근심하여 나에게 고하니 너희들은 마음을 돌리라. 이제 해원시대를 당하여 악을 선으로 갚아야 하나니 만일 너희들이 이 마음을 버리지 않으면 후천에 또다시 악의 씨를 뿌리게 되니 나를 좇으려거든 잘 생각하여라” 하시니라. 경석이 세 아우와 함께 옆방에 모여 서로 원심을 풀기로 정하고 상제께 고하니 상제께서 “그러면 뜰 밑에 짚을 펴고 청수 한 동이를 떠다 놓은 후 그 청수를 향하여 너의 부친을 대한 듯이 마음을 돌렸음을 고백하라” 하시니 경석의 네 형제가 명을 좇아 행하는데 갑자기 설움이 복받쳐 방성대곡하니라. 이것을 보시고 상제께서 “너의 부친은 너희들이 슬피 우는 것을 괴로워하니 그만 울음을 그치라” 이르시니라. 그 후에 “천고춘추 아방궁 만방일월 동작대(千古春秋阿房宮 萬方日月銅雀臺)”란 글을 써서 벽에 붙이시며 경석으로 하여금 항상 마음에 두게 하셨도다. (교법 3장 15절)

 

 

  “악(惡)을 선(善)으로 갚아야 하나니” 이것은 상제님께서 해원시대를 맞이한 우리에게 당부하신 말씀이다. 악을 악으로 갚지 않고 우리가 왜 애써 악을 선으로 갚아야 하는가? 이 글은 위 성구를 바탕으로 하여 ‘악을 선으로 갚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악을 선으로 갚아야 하는 이유를 좀 더 명확히 인식하면 실천 동기를 부여받고 행동할 용기를 좀 더 낼 수 있으리라 본다. 

  상제님께서 악을 선으로 갚아야 한다고 말씀하시게 된 맥락을 살펴보겠다. 당시 상황을 보면 구한말 동학농민운동이 패배로 끝나자 여기에 가담했던 사람은 정당한 절차 없이 사형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차경석의 아버지 차치구 역시 이러한 사례였다. 전봉준의 설득에 따라 농민 봉기에 참여하게 된 차치구는 전북 정읍의 동학 농민군 등을 이끌고 활약하다가 동학군의 패배 후 은신해 있었다. 차치구의 친구가 음식을 몰래 날라주다가 관아에 들켰는데 모진 고문을 받으면서도 차치구의 은신처를 실토하지 않았다. 보다 못한 한 마을 사람이 은신처를 밀고하는 바람에 잡힌 차치구는 재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사형을 당했다.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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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경석은 아버지의 음해자에게 복수하려고 형제들과 모의했다. 유교의 기본 경전(四書五經) 중 하나인 『예기』에 따르면 아버지의 원수와는 같은 하늘을 머리에 이고 함께 살 수 없다고 하였다.02 이러한 유교 사상을 바탕으로 조선 시대 사람들은 아버지의 원수에 대한 자식의 복수를 도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03 조선은 개인적 복수를 금지하는 법치국가였으나 부모나 남편을 때리거나 죽인 범인에게 복수하는 일은 효·열의 관점에서 미덕으로 받아들였다.04 그래서 상제님께서는 차경석 형제들이 아버지를 죽게 한 사람에게 복수코자 함은 사람의 정으로는 당연한 일이라고 하시면서도 이제 해원시대를 당하여 악을 선으로 갚아야 하니 원심을 버리라고 하셨다. 상제님 말씀을 받아들인 차경석과 그 형제들은 악의 씨가 될 수 있는 원한의 마음을 풀고 복수를 포기하였다.

  위 성구를 통해 악을 선으로 갚아야 하는 이유는 이제 해원시대를 당하여 원한을 상생으로 풀었을 때 해원상생이 온전히 되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그래야 후천에 또다시 악의 씨를 뿌리지 않게 된다. 악을 악으로 갚는 것은 피로 피를 씻는 것과 같아05 해원이 되지 못하고 원한이 계속 생산되어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까닭으로 상제님께서는 악을 선으로 갚도록 하여 우리가 악이 없는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인도하신 것으로 보인다.

  성구의 맥락상 악의 씨는 ‘원심(怨心)’으로 보인다. 원망하는 마음은 악행으로 발전될 수 있으므로 ‘악의 씨’가 될 수 있다. 상제님께서는 “선천에서는 인간 사물이 모두 상극에 지배되어 세상이 원한이 쌓이고 맺혀 삼계를 채웠으니 천지가 상도(常道)를 잃어 갖가지의 재화가 일어나고 세상은 참혹하게 되었도다.”(공사 1장 3절)라고 하셨다. 이를 볼 때 악의 씨가 될 수 있는 원한은 이 세상 갖가지 재화의 원인이라고 할 수도 있다.

  원한 감정의 위력은 매우 커서 상제님께서 동남풍 공사를 행하실 때 한 사람의 원망으로 동남풍이 멈추어 천지공사에 지장이 생기는 등 한 사람이 품은 원한으로 능히 천지의 기운이 막힐 수 있다.06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죽은 동학 신명의 원한을 그대로 두면 후천에는 역도(逆度)에 걸려 정사(政事)가 어지러워질 것이라 하시며 상제님께서는 이들의 해원공사를 행하셨다.07 이처럼 원한의 감정은 천지공사에도 지장을 줄 뿐 아니라 후천의 도수를 거슬러 정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악을 선으로 갚는 것이 상제님의 천지공사를 잘 받드는 길이라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상제님의 공사대로 후천 선경이 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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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을 선으로 갚아야 하는 이유와 관련된 성구를 좀 더 살펴보면, 상제님께서는 상대의 트집에 어울려 싸우면 신명의 도움을 받지 못하니 잘 되기를 바랄 수 없지만08 원수의 원을 풀고 그를 은인과 같이 사랑하면 그 덕으로 복을 이루게 된다고 하셨다.09 그러므로 일에 뜻을 둔 자나 복을 구하는 사람이라면 악을 선으로 갚기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악을 선으로 갚는 것은 인간으로서 행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행위로, 자신을 참으로 가치 있는 존재로 만드는 일이라 생각한다. 현대 심리학자인 매슬로(A. H. Maslow)에 의하면, 인간의 덕성을 저버리는 우리의 모든 행동, 모든 범죄와 악한 행동은 예외 없이 우리 무의식에 입력되어 자기 자신을 경멸하도록 만드는 반면, 무의식에 등록된 정직하거나 선한 행동은 자신을 존중하고 수용하도록 만든다.10 하나의 행위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동영상이 핸드폰에 저장되듯 우리의 모든 행동은 자신의 무의식에 자동으로 저장되고, 그 내용이 우리 자신에 대한 느낌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볼 때 사람의 진정한 가치는 남의 인정에 있지 않고 우리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므로 악을 선으로 갚는 행동은 자신을 떳떳하고 사람다운 사람, 상등 사람에 더 가까워지게 하리라고 본다.

  살펴본 바와 같이 이제 해원시대를 맞이하였기에 악을 선으로 갚아야 함을 우리는 깊이 인식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특히 상제님을 좇으려는 사람이라면 더욱 이 말씀을 바르게 인식하고 실천하여 생활화하지 않을 수 없다. 상제님의 가르침을 좇아 지금 이 순간, 용기 내어 악을 선으로 갚는 길에 한 발 내딛어보려 한다.

 

 

 

 

 

01 조규제, 「전경 속 역사인물: 차치구」, 《대순회보》 204 (2018), pp.34-39 참고. 

02 『예기』, 「곡례」 상 제1, “父之讐 弗與共戴天”.

03 조선 인조 때 아들이 아버지의 원수를 사사로이 갚은 사건에서 한 대신이 ‘아들이 어버지의 원수를 갚는 것은 어느 시대에나 변치 않고 지켜야 할 도리’라고 말하자 인조가 참작하여 유배만 명하였고, 조선 숙종 때는 어린 아들이 어머니의 원수를 사사로이 갚은 사건이 발생하였는데 여러 대신이 모두 표창해야지 죄를 처벌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여 숙종이 죄를 용서해 주라고 명하였다. 정약용, 『흠흠신서1』, 박석무ㆍ이강욱 역주 (서울: 한국인문고전연구소, 2019), pp.106-110.

04 나성훈, 『Why? 조선의 과학수사』 (서울: 예림당, 2016), p.139.

05 교법 1장 34절.

06 공사 3장 29절 참고; 교법 1장 31절 참고.

07 공사 2장 19절.

08 교법 1장 55절.

09 교법 1장 56절.

10 아브라함 H. 매슬로, 『존재의 심리학』, 정태연ㆍ노현정 옮김 (서울: 문예출판사, 2017),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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