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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룡허풍(五龍噓風)에 대한 단상(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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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05.02 조회1,29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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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라북도 전주시 모악산 대원사(2013년 3월)

 

상제께서 신축년 五월 중순부터 전주 모악산 대원사에 가셔서 그 절 주지승 박금곡에게 조용한 방 한 간을 치우게 하고 사람들의 근접을 일체 금하고 불음불식의 공부를 계속하셔서 四十九일이 지나니 금곡이 초조해지니라. 마침내 七월 五일에 오룡허풍(五龍噓風)에 천지대도(天地大道)를 열으시고 방안에서 금곡을 불러 미음 한잔만 가지고 오라 하시니 금곡이 반겨 곧 미음을 올렸느니라. (행록 2장 12절)

 

이 『전경』 구절은 상제님께서 대원사에서 천지대도를 여시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상제님께서 후천개벽의 새로운 천지대도를 여시는 순간이라면 이는 경천동지(驚天動地), 그 이상이다. 온 세상을 뒤흔들었을 엄청난 사건이건만, 인간들 가운데 그것을 알아차린 이는 아무도 없었다. 아마도 천비(天秘)였으리라.

 

다만 『전경』은 그 사건이 일어난 정황 가운데 하나를 ‘오룡허풍’이라고 기록해두고 있다. ‘허(噓)’란 ‘불다’는 뜻이니, ‘오룡허풍’이란 다섯 마리의 용들이 바람을 불어댄다는 뜻이다. 한 마리도 아니고 다섯 마리나 되는 용들이라면, 그 바람은 상당한 위용이었을 것이다. 물론 실제로 인간들의 머리 위에 다섯 마리의 용들이 무리 지어 나타나 광풍을 불어대었던 것은 아니다. 아마도 이 표현은 신명계에서 일어난 사건이었거나, 혹은 다른 어떤 상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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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출현은 경사(慶事)다. 그러니 천지대도가 열리는 지극히 경사스러운 순간을 보여준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다섯 마리의 용들인가? 여러 용들이 나타난다는 것은 그만큼 지극히 경사스럽다는 뜻이겠지만, 혹시 여기에 더 감춰진 비밀은 없는가?

 

이에 대해서, 상제님께서 천지대도를 여신 날은 7월의 ‘다섯 번째’ 날인 5일이라는 점, 그날의 일진은 무진(戊辰)일인데 무(戊)는 천간(天干)의 ‘다섯 번째’요, 진(辰) 역시 지지(地支)의 ‘다섯 번째’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오룡(五龍)’이라는 표현은 그것과 관련이 있다는 설명이 있다.01 그러나 5일은 ‘다섯 번째’ 날, 무(戊)와 진(辰)은 각각 ‘다섯 번째’의 천간과 지지이기 때문에, 이 용어들이 많은 용들 가운데 ‘다섯 번째’의 용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사용될 수는 있어도 ‘다섯 마리’의 용들을 의미해내지는 못한다. 단수형의 ‘다섯 번째 용’이 아니라 복수형의 ‘다섯 마리 용들’을 조망해내기 위한 다른 각도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먼저 오룡(五龍)의 사전적 의미부터 찾아보자. 첫째, 동양전통에서 소호(少昊)·전욱(顓頊)·제곡(帝嚳)·요(堯)·순(舜)을 합쳐서 오제(五帝)라고 부르는데(皇帝·顓頊·帝嚳·堯·舜을 五帝라고 칭하기도 한다), 이것과 대비시켜 황백(皇伯)·황중(皇仲)·황숙(皇叔)·황계(皇季)·황소(皇少)라고 하는 5대 부락의 뛰어났던 고대의 성군들을 오룡(五龍)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다. 둘째, 목화토금수 오행과 결부시켜서 청룡(靑龍: 木), 적룡(赤龍: 火), 황룡(黃龍: 土), 백룡(白龍: 金), 흑룡(黑龍: 水)을 합쳐 오룡(五龍)이라고 부른다. 이 오룡은 목화토금수 오행을 각각 다스리는 오행신(五行神)들로 알려져 있다.02 『전경』의 오룡으로는 이 두 번째 설명이 더 적당해 보인다.

 

필자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오룡이 상제님께서 천지대도를 여시는 49일 공부 날짜들 속에 들어있다는 사실이다. 상제님께서 49일간의 공부를 마치신 끝에 천지대도를 여신 날짜는 7월 5일이다. 물론 이것은 음력 날짜다. 그러면 천지대도를 여시기 위한 공부를 시작하신 첫 날짜는 언제인가? 역산(逆算)해보면, 그날은 바로 음력으로 5월 16일이고 일진은 경진일(庚辰日)이다. 이날부터 시작하여 49일 모두의 일진들을 모은 게 <표 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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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공부를 시작하신 첫날의 일진 5월 16일 경진일(庚辰日)을 필두로 하여, 13일차의 일진 5월 28일 임진일(壬辰日), 25일차의 일진 6월 10일 갑진일(甲辰日), 37일차의 일진 6월 22일 병진일(丙辰日), 49일차의 일진 7월 5일 무진일(戊辰日)까지 모두 다섯 개의 진일(辰日), 즉 용의 날들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표 2>에 정리했듯이 이 다섯 개의 용 날들[辰日]은 동서남북 중앙의 다섯 방위에 속한다. 그러니까 서쪽에 경진(庚辰), 북쪽에 임진(壬辰), 동쪽에 갑진(甲辰), 남쪽에 병진(丙辰)이 있으며, 중앙에 무진(戊辰)이 있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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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다섯 용들이 곧 오행신이다. 오행신은 오행을 다스리고, 그 오행은 천도인 원형이정(元亨利貞)이 현상으로 드러남이다. 천지대도의 펼쳐짐을 원형이정의 펼쳐짐으로 본다면, 그를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오행신들 역시 다른 신명들과 함께 상제님의 명을 받들기 위해 시봉하고 있어야 한다. 오행신들은 곧 오룡이고, 49일이라는 하나의 특정한 기간 안에 경진·임진·갑진·병진·무진이라는 5개의 용[辰]들이 모여 있으니, 이것은 곧 오룡과 상응한다. 다시 말하자면, 상제님께서 서쪽의 용인 경진(庚辰)을 일진으로 하는 날에 천지대도를 여시는 공부를 시작하셔서, 임진(壬辰), 갑진(甲辰), 병진(丙辰)의 일진들을 거쳐 중앙의 용인 무진(戊辰)을 일진으로 하는 날에 공부를 마치셨으니, 모두 다섯 용들의 날짜를 거치신 셈이고, 이것은 ‘오룡허풍’의 ‘오룡’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오룡허풍’에는 이보다 더 심오한 진실이 감추어져 있는지도 모른다. 단지 이 글은 ‘오룡허풍’이 『전경』에 등장하는 배경을 살피면서, 그로부터 떠오른 하나의 짧은 생각[斷想]을 글로 옮겨본 것이다.

 

 

 

01 “상제께서 공부하신 지 49일이 되는 날은 음력으로 칠월에서 다섯 번째 되는 날이고, 일진도 무진일로서 무(戊)는 또한 천간에 다섯 번째요, 진(辰)은 용을 뜻하는 그런 날이었다. 그러한 날에 맞추기라도 하듯이 동서남북 사방과 하늘 위에서 각기 다섯 마리의 용이 바람을 거칠게 불어대는 것처럼 일진광풍이 크게 일더니 …”, 교무부, 「청계탑: 오룡허풍」, 《대순회보》 57호 (1997), p.4.

02 바이두(Baidu) 백과사전, ‘五龍’ 항목 참조. 

<대순회보 2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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