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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음을 가지면 안 되는 일이 없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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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손재숙 작성일2018.01.25 조회3,8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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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 방면 선무 손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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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허리가 많이 아파서 오래 걷거나 서 있는 것이 큰 부담이었습니다. 제5번 요추 척추 전방전위증이 제 병명입니다. 척추가 1cm 정도 튀어나와 있어서 의사가 수술을 권유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디스크로 발전한다면서요. 좀 걷다보면 다리가 퉁퉁 부어오르고 저녁에는 다리가 저려 잘 때도 바로 누워서 못자고 항상 옆으로 누워서 자야 했습니다.

 

그런데 방면 선감께서 금강산 토성수련도장 연수를 다녀오라고 하셨습니다. 참 난감했습니다. 연수에는 등산 코스도 많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버텨낼지, 1주일을 고민하다가 결국 연수를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연수반이 모이자 인원점검을 한 뒤 오후 3시부터 식당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식당 종사원들이 수도인들을 위해 수고가 많다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고는 밥 먹을 때마다 그분들의 노고에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다음날 아침부터 속초에 첫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부산에서는 1년 내내 눈 구경하기가 어려웠는데 하늘에서 떨어지는 함박눈에 어린아이처럼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더군다나 연수 날짜가 딱 맞게도 도전님 능소에 잔을 올리는 날이라 우리 반이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반이 운이 좋은 반이라며 서로들 말했습니다.

 

그리고 오후에 하얀 눈을 맞으며 권금성에 올라갔습니다. 허리의 통증으로 올라가기 힘들었지만 아이젠의 힘을 빌어 끝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내려오는 길이 미끄러워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조심조심 내려와서 다음 목적지인 비선대를 향했습니다. 강사분께서 몸이 힘든 사람은 차에 남으라고 하셔서 7~8명의 인원이 남고 나머지는 모두 올라갔습니다. 저는 다시 올 수 없는 기회라 생각했기에 이를 악물고 올라갔습니다. 어느 정도 올라갔을까? 허리에 통증이 심해져서 더 걸을 수가 없었습니다. ‘여기까지 선두자리를 지키며 어떻게 올라왔는데 그냥 포기해야 하나, 아니면 다른 사람들처럼 천천히 따라 갈까?’이런 생각이 잠깐 스쳤습니다.

 

몸이 힘들다고 여기서 포기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제는 갈 곳도 없고 상제님께 모든 것을 맡기겠다고 심고드리면서 스스로에게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묻고 있었습니다. 만약 여기서 포기하면 상제님께서 나를 어떻게 믿고 일을 맡기실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심고 드릴 때는 항상 상제님의 일꾼이 되게 해달라고 하면서 아프다고 포기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다시 힘을 냈습니다. 허리가 끊어지든지 내가 죽든지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걸었습니다.

 

잠깐의 시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는 이미 많이 뒤처져 있었습니다. 여기서 무너질 수 없다 다짐하면서 속으로 태을주를 하며 뛰었습니다. 어떻게 했는지 허리가 아픈 것도 모르고 선두자리까지 뛰었습니다. 비선대에서는 너무 더워서 옷을 벗어 보니 두꺼운 외투에 땀이 젖어 물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때서야 몸의 한계를 극복해야 일을 이루어나갈 수 있다는 선각분의 교화가 생각났습니다. 그 순간 내 마음은 너무나 좋았습니다. 해냈다는 마음이라고 할까? 비선대를 내려오는데 기분이 좋아서 몸이 날아갈 듯 가뿐했습니다.

 

하지만 도장에 돌아와서는 내일 아침이 걱정되는 겁니다. 오늘 이렇게 무리를 하고 과연 내일 아침 일어날 수 있을지…,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의 힘들었던 흔적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정말 거짓말 같았습니다. 하고자 하는 마음에 내려주신 상제님의 덕화가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연수를 별 탈 없이 마치고 나가는 날, 종무원 앞에서 강사분께 인사를 드리는데 “방면에 가셔서 포덕 열심히 하시고 잘 다녀오세요.” 하시는 인사말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수도인들의 집이 이곳 도장이라는 말씀처럼 들리는 겁니다. 그 후로 방면에서 인사할 때도 “잘 가세요.” 하지 않고 “잘 다녀오세요.”라고 합니다. 참 좋은 인사인 것 같습니다.

 

연수를 다녀오고 얼마 후 회관 청소를 하러 갔습니다. 예전 같으면 허리가 아파서 청소를 못했을 텐데 허리통증 걱정없이 열심히 일했습니다. 이제는 회관에서 집까지 걸어가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합니다. 오히려 힘이 더 나고 기분이 좋습니다.

 

그 후에 병원에 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의사가 놀라며 허리가 좋아졌다고 이전 사진과 비교해서 보여주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냐며 축하해주면서 건강하라는 인사를 덧붙였습니다.

이제는 수도를 하는 데 힘이 생겼습니다. 몸의 한계를 극복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상제님께서 저를 일꾼으로 쓰시고자 이렇게 좋아지게 해주신 거라 생각하며 열심히 수도하고 포덕할 것을 다짐해 봅니다.

 

 

<대순회보 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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